본문 바로가기

독서

부자의 운 | 사이토 히토리

부자의 운 사이토 히토리 저

 제목을 보고 '과연 부자는 어떤 운을 타고 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지만 책을 펼치기 전에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대단하고 신박한 비법' 대신, 이미 내가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일 것임을. 

 과거에는 성공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것이 단순히 '부(富)'를 쌓는 것이 아닌 자신을 통제하고 꿈꾸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그 결실이라고 생각한 이후부터는 틈나는 대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타가 인정한 성공한 사람들은 나보다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니 그 사람의 방식을 배우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근성이 약해 꾸준함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나이지만 '작심삼일'도 3일마다 새로이 마음을 다잡는다면 '작심 백일', '작심 천일'도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예전에 오랜 소화불량으로 아내와 용하다는 한의원에 갔었다. 한의사가 문진하기를, "술은 얼마나 드세요? 흡연은 하시나요? 평소 운동은 얼마나 하시나요?" 등의 질문이었다. 나의 답변 이후에 "술과 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꾸준히 하셔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해요"라는 한의사의 뻔한 처방이 되돌아왔다. 그때 드는 생각이 이랬다. '그렇게 했으면 내가 왜 한의원에 왔겠어?' 그런데 한약을 조제하는 동안 곰곰히 곱씹어보니 얼마나 모순적인 생각이었는지 내 스스로가 한심했다. 몸에 해로운 것들만 취하면서 건강하기를 바랬던 것이다. 건강을 위한 방법은 나 스스로도 알고 있었음에도 실천을 하지 않아 병을 키운 것 뿐이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100% 내 책임이다." (소화불량은 마음이 편해지면서 자연스레 나아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공감하고 실천에 포함시켜야겠다고 생각한 몇 가지를 간추려보았다.

첫번째. 누구에게나 미소로 대하라. '웃음'은 곤경에 처하지 않도록 신이 내린 능력이다. 
두번째. '100퍼센트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라.
세번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운이 좋다.'라고 생각하라.

1. 누구에게나 미소로 대하라.

이마에는 무척 깊게 패인 미간 주름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아내의 권유로 맞은 보톡스 덕에 주름이 많이 사라졌다. 당연히 인상도 좋아졌다. 재미있는 것은 내 초등학교 시절의 사진을 보아도 미간에 주름이 있다는 것이다. 어릴 시절 햇빛에 민감한 나는 밝은 곳에서 얼굴을 많이 찡그렸다. 집안에도 근심될 만한 사건들을 많이 보고 자란 나는 마음이 늘 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래된 이 습관으로 나도 모르는 새, 아직 젊은 나이에도 미간에 주름이 깊게 패였던 것이다. 심지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안에 업무에 집중하고 있으면 항상 듣는 말이 "인상 좀 펴"라는 말이었으니.

 

이토 히토리는 이 책에서 "천명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다."라고 표현하며 천명이란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신과 나눈 약속"을 말한다고 한다. 그 약속이란, 바로 웃는 얼굴로 애정이 담긴 말을 하는 것이라고. "어떻게 하는 게 옳은가?" 보다 "어떻게 해야 즐거워질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가 성공으로 이어졌다는데 얼마나 쉬운 방법이면서도 어려운 일이었나. 같은 문제를 대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방법을 강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짜증내고 부정적인 기운으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이전의 나는 분명 후자에 가까웠다. 부부의 연을 맺은 죄로 신랑을 고쳐써야 하는 아내는 지속적으로 내가 '긍정적이기'를 바래왔다. 그 덕분이었는지 많은 부분이 달라졌고 삶의 가치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아내가 있고 토끼같은 두 딸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결국 세상에 태어난 것은 타의였지만 이미 행복의 이유는 너무도 많다. 부정적일 이유는 없다.

더 많이 웃자. 성공까지 가져다 준다는데.

2. 100퍼센트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난해 제주 프로젝트에 중간에 참여한 나는 약 6개월 가량 제주에 머물렀었다. 사업주가 깐깐하다는 기존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소 긴장했으나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원만하게 협업을 이루었던 경험을 했다. 수주 산업에서는 '갑'과 '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고객의 투자를 받고 일을 하는 '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만족시키는 것이 의무이다. 간혹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거나 부당한 지시가 있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므로 적절한 범위 내에서 합의점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루에도 여러 통의 전화를 받고 현장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했다. 대부분의 내 대답은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였다. 이 태도는 나름의 '실험'이었는데 이전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논리와 근거가 확실하면 사업주와 정면대결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그 결론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런 것도 에너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심약한 나는 심장이 두근거려서 그 다음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조건 "Yes맨"이 되어보기로 했다. 내 천성이 그런게 아니라 철저히 나만의 실험이었다. 남들이 보기에도 '나이도 있는데 너무 비굴해지는거 아니야?'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겸손에 겸손을 더했다. 같이 일하는 여직원은 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인다며 나에 대한 염려를 해주었다. 걱정은 고맙지만 나는 사실 이 상황을 충분히 즐기고 있었고 통제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신기한 것은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했던 대답과 다짐이 나 자신에게 책임감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었고 "No!"라는 대답 대신에 행동으로 보여줬던 점에서 사업주도 좋은 평가를 주었다. 개인적으로 감사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나도 너무나 감사한 경험이었다.

 

다 보면 피하고 싶은 일들도 많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황도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게 다 내 책임이다'라고 여기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놓인게 전부 외적인 요인들이 원인이라면 상황을 바꾸기도 어려울 뿐더러 남탓만 할 수 밖에 없다. 젊은 날의 내가 그랬을 것이다. 나를 바꾸고 가꾸기를 회피하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와서 깨닫는다.

 

를 포함한 친한 멤버 세 명은 허물없이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과거에 상사의 폭언으로 괴로웠던 시절을 이야기하거나 과중한 업무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항상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형이 뭘 잘못했겠지!". 아무리 나를 변호해도 소용없다. "거 모르겠고! 형이 뭔가 잘못했을거야!" 물론, 우리 친한 형, 동생은 서로를 응원하고 걱정한다. 누구보다 상황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한 해, 두 해 지내보니 억울했던 일도, 힘들었던 시절도 잘 견디게 해준 위로의 말이었다. 어차피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2020년에도 많은 일들이 지나가겠지만 그 모든 것은 나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남탓 대신에 내가 다 감내해야 하는 일들이다.

 

3.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운이 좋다.'라고 생각하라.

과거의 나와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나이를 제외한다면 "생각"이 달라진게 아닐까 한다. 생각이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 같은 현상을 두고 생각하기 나름으로 견딜만 한 일이 되기도 하고 절벽에 내몰린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때 작은 일에도 히스테리를 부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도 그냥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 별 일도 아니었고 단순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때는 부정적인 생각과 귀차니즘의 정점을 찍지 않았나 싶다. 불과 몇 년 전의 내 자신이 그랬다.

 

소설가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수필집에서 아내와 다투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도 어느 날 그 문구를 읽고는 나름대로 연습을 해보았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많이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음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나름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고에서 한 발 나간다고 한다면 좀더 적극적인 긍정을 추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그거 아주 괜찮은데? 아주 좋아'. 이 책을 읽고 아침에 세수를 하거나 회사에서 손을 씻고 거울에 비친 나 자신에게 '나는 진짜 운이 좋아. 너는 썩 괜찮은 남자야.'라고 마음 속으로라도 말해보면 뭔가 눈이 번쩍 떠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아내와 예전에 TV에서 본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두 식물을 두고 한 식물에는 칭찬과 애정의 표현을 해주고 다른 식물에는 부정적인 말을 했더니 부정적인 말을 듣던 식물은 말라 죽거나 썩어갔다는 실험이었다. 말 못하는 식물도 부정과 긍정의 표현에 저렇게 민감한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은 얼마나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하는데 40대인 나에게 누군가가 칭찬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매우 무리한 바램이다. 나이가 들 수록 칭찬 받을 일은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스스로 나에게 해줘야 한다. 돈 안들고 힘 안드는 좋은 일은 많이 해야 한다. "너는 진짜 운이 좋아.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야 너는"이라고 아침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를 칭찬해주자.

4. 나를 위한 간단 실천 4가지

1) 인사를 잘 하자. 웃으며 두 눈을 마주친다.

2) 나 자신 외에 다른 요인으로 핑계대지 말자.

3) 나에게 칭찬하자. (나는 진짜 운이 정말 좋아.)

4) 다른 사람의 실수를 감싸주고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무라카미 하루키  (4) 202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