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8) 썸네일형 리스트형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무라카미 하루키 과거 ‘상실의 시대’를 출간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기가 치솟던 시절 미디어에서는 하루키의 칭찬 일색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였으니 대학 초년생의 내 주변에서도 무라카미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나는 진보적인 사람이야”, “나는 트렌드를 아는 사람이야” 하고 느끼는 것 같았다. 순전히 내 착각이겠지만. ‘상실의 시대’의 열기가 다소 식을 즈음 그때서야 처음 무라카미 소설을 집어 들었다. ‘상실의 시대’에서 청춘의 자유분방함과 주변 인물들의 잇단 죽음으로 주인공 와타나베가 괴로움을 겪는 내용 전개는 나에게 적지 않게 거부감이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자살’이라는 소재에서라기보다 어렸을 적부터 의기소침하고 우울해했던 나의 과거와 유사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웠던 나의 어린 시절은 .. 놀이터 | carpe diem * 2018년 11월, 다른 블로그에 게시했던 글입니다.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놀이라는 것이 들이며 산이며 친구들과 누비는 것이 전부였다. 놀이터라고 해봤자 국민학교 한쪽 구석에 마련된 구름다리, 철봉, 그네, 모래밭이 전부였지만 어렴풋이 즐겁게 놀았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봄, 여름에는 시냇물에 사는 우렁, 미꾸라지를 잡아 아궁이에서 구워먹기도 했는데 놀이이자 간식 마련을 위한 ‘수렵’의 과정이었다. 가을이면 뒷산 밤나무에 무르익은 밤송이를 털기도 했는데 지금도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밤나무 주인에게 걸릴 때를 대비해서 항상 보초를 서는 친구가 있었다. 급하게 밤송이를 까다보니 가시에 찔리는 것은 다반사였고 나뭇가지 위로 올라간 친구가 흔들면서 떨어지는 밤송이가 등에 떨어지면 여기저기 신음소리가 가득했.. 내 생애 첫 모션그래픽 * 2018년 11월 20일 다른 블로그에 게시한 내용을 수정 및 재포스팅합니다. Jane playing badminton with Lime and A Bird 2018년 10월, 인천 디자인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모션그래픽 수업을 수강했다. 오래 전부터 모션그래픽이라는 분야는 선망의 대상이었고 잘 하든 못하든 나만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소망이 막연하게 있었는데 아주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영상이나 디자인 분야와는 멀다보니 Adobe사의 Aftereffect라는 프로그램은 나에게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워서 스스로 공부하는 중에도 번번히 포기하고 말았다. 동영상 강의나 유튜브는 영어로 된 컨텐츠가 많아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모션그래픽 관련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었는데 역시나 디자.. 주말 한끼 | 볶음밥 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은 좋아도 밥을 차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가장 어려운 부분이 '어떤 메뉴를 정할 것인지'다. 그 많은 음식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특히나 나처럼 미식가적인 성향이 전혀 없는 사람은 어떤 음식이든 잘 먹고 때 되면 위장에 무엇이든 채워놓으면 되다 보니 식단에 대한 투정은 없지만 딱히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 이유가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 있어서, 독서를 해야 해서' 등의 좀더 고결한 목적 때문이라면 좋겠지만 진짜로 나는 음식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아내도 주말에는 가능한 가사에서 벗어나고 싶고 나도 요리에 대한 관심을 좀더 갖어야겠다고 다짐하던 차에 주말 아침 한 끼는 내가 하기로 했다. 아내는 아침을 안 먹으니 나와 아이들의 기..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 안자이 미즈마루 “안자이 미즈마루” –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울브라더 어떤 한 분야에서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이 친구와는 참 잘 통해. 마음이 잘 맞아.” 하는 평은 어떤 미사여구의 칭찬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되신 안자이 미즈마루님과 무라카미 하루키님의 이야기이다. 문학의 거장과 일러스트레이터(일러스트 뿐 아니라 여러 편의 소설과 수필을 지으신 분이기도 하다)의 거장이 오래도록 작업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공동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안자이 씨가 지은 책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이라는 책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새로운 마음가짐을 선사한다. 제목도 무척 마음에 든다. 인정받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평생을 바쳐온 분이 ‘마음을 다해.. 그림, 용기내어보자 그림은 잘 그리든 못 그리든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위트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가 자연스럽고 친근한 놀이 중의 하나이다. 우리 두 딸만 보아도 그림은 즐겁기 위한 행위이지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리는 것은 아니다. 앉은 자리에서 공주를 무려 열 댓명은 순식간에 그릴 정도이니. 그림 그리기가 왠지 겁이 난다. 어린 시절, 아마 고등학교 시절까지도 그림을 좋아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또래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에 속했던 나는 좋은 평가를 받곤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도 크지 않았나 회상한다. 미술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미대 진학을 권유하였으나 나는 나의 실력이 절대 좋지 않을 뿐더러 미술적인 소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당시의 우리 집안 형.. 이전 1 2 3 4 5 다음